[인터뷰]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ㆍ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창립자 2021년 12월 아르떼뮤지엄 강릉 개관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예술 경험 선사할 것"
디스트릭트(d'strict)는 2004년 설립된 디지털 디자인 기업이다. 2021년 들어서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전 세계 마케팅 담당자의 '꿈의 무대'인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공공미술 작품 'Whale #2'(2021)과 'Waterfall-NYC'(2021)를 선보인 덕분이다.
디스트릭트가 해외 시장에 이어 메타버스 세계 진출을 선언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예술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대체불가능토큰(NFT) 예술품 전문 에이전시 그룹 누모모(NUMOMO)와 협업한다.
지난해 말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만난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과 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 창립자 겸 'NFT 레볼루션' 공저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작품이 서로 소통하고, 그 결과로 작품이 스스로 진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협업을 준비하고 있나?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이하 '최'): 디스트릭트는 지난해 12월 말 강원도 강릉에 '아르떼뮤지엄 강릉'을 열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제주도와 여수에 같은 이름의 공간을 연 데 이어 세 번째다.
2019년 이전까지 디스트릭트의 주요 고객은 기업이었다. 기업들 요청에 따라 대형 디지털 아트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아르떼뮤지엄은 본격적으로 개인 고객에게로 눈을 돌렸다. 세 아르떼뮤지엄은 이런 디스트릭트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예정이다.
강릉에선 오는 3월부터 새 실험이 시작된다. 모습은 다르지만 주제가 긴밀히 연결된 여러 작품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연계 전시한다.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 창립자 겸 'NFT 레볼루션' 공저자(이하 '롤프'): 크립토 아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세 명과 디스트릭트가 협업해 NFT와 메타버스를 매개로 다양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험을 통합해 내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강릉에선 '스피릿 포레스트'라는 이름의 작품 시리즈를, 또 온라인 공간에선 '스피릿 포레스트 메타'라는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프라인 작품을 메타버스에서 전시하거나 NFT를 오프라인에서 전시하는 시도가 기존에도 많이 있었다. 앞선 시도들과 아르떼뮤지엄의 시도는 어떻게 다른가?
=최: 기존의 크립토 아트, 혹은 NFT 아트 세계는 온라인 중심의 작품 위주로 구성됐다. 오프라인에 전시하더라도, 디지털 작품을 모니터에 띄우거나, 종이에 출력한 뒤 QR코드를 휴대폰에 인식하면 오픈시 등 구매 링크로 넘어가도록 하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이었다.
반면 디스트릭트는 원래부터 오프라인에서 미디어 아트를 갖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그리고 디스트릭트가 지금껏 선보여 온 미디어아트는 한 가지 모양으로 고정돼 있기보다 계속해서 작품이 변화한다는 속성을 갖는다. 이 점을 살린 실험을 하려는 것이다.
-새로운 감상 경험을 선사한 NFT의 사례로 눈여겨본 게 있나?
=최: 솔직히 없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비플의 '휴먼 원'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작품이 계속해서 진화하지 않나. 게다가 비플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작품의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선 작품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이 비플의 스토리를 보여줬다면, '휴먼 원'은 비플이라는 작가가 가진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본다.
-디지털 아트는 NFT 등장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NFT의 탄생은 디지털 아트가 소비·거래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꿨나? =롤프: 디지털 아트 작품을 소비하는 방식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는 웹사이트에서 스크롤을 내리며 감상하는 거다. 그런데 디스트릭트가 유명세를 얻도록 한 'Whale #2'(2021)과 'Waterfall-NYC'(2021)의 경우 워낙 큰 화면에 맞춰 제작한 거라서 한계가 있다.
그래서 두 번째 방식이 필요하다. 디스트릭트의 오프라인 전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TV나 스마트폰 등 더 작은 기기에 적합하게 다시 렌더링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하면 이제 사람들이 각자 집에 갖고 있는 기기의 스크린에서 디스트릭트의 디지털 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스트리밍이 보편화돼 있지만, 예술 작품 스트리밍은 아직 그렇지 않다. 여러 기업이 예술 작품 스트리밍에 필요한 기술, 특히 TV와 같은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방식은 오프라인 세계가 아닌 메타버스 안에서 바로 예술 작품을 즐기는 것이다. 아직 어렵지만 미래엔 이 방식도 널리 쓰일 거다.
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창립자 겸 'NFT 레볼루션' 공저자.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최: 세 번째 방식에 대해 부연하면, 메타버스를 통한 감상의 결과를 반영해 오프라인 작품을 업데이트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스피릿 포레스트 메타'를 감상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반응하면, 그 결과를 오프라인의 '스피릿 포레스트'에 반영하는 식이다.
-작품을 NFT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있나?
=최: 물론 있다. 우선은 오픈시나 니프티게이트웨이 등 기성 플랫폼을 활용할 거다. 작품이나 작가의 스타일마다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를 수 있어 여러 플랫폼을 써 볼 계획이다.
'스피릿 포레스트'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여러 작품을 각각 다른 플랫폼에서 팔 수도 있다.
-크립토 영역에서 활동하는 NFT 아티스트들이 디스트릭트와 협업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 디스트릭트 입장에선 어떤가? 왜 굳이 NFT, 메타버스 신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나?
=최: 디스트릭트가 '크립토 아트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내부 프로젝트를 시작한지는 약 6개월 정도 됐다. 처음부터 '디스트릭터가 크립토 아트와 NFT를 해야 할 이유'가 분명치 않으면, 이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디스트릭트의 주요 사업 전략 중 하나는 기존에 만든 지식재산권(IP)으로 규정하고, 이를 판매하거나 라이선싱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크립토 아트 챌린지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소 거품이 껴 있다고 평가받는 NFT 신사업을 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다소 위험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크립토 아트 부문에서 인정받는 작가와 작품에는 분명 그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우선 크립토 아티스트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그 스타일을 하나의 작품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끝나선 안 되고, 작가가 앞으로도 일관된 비전을 갖고 작업을 할 거라는 확신을 줘야만 크립토 아트 영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시장에 그런 확신을 주고 있는 작가들이라면 협업을 했을 때 디스트릭트가 배우게 되는 지점이 분명 있을 거라고 봤다. 또 개별 작가가 구축한 스타일과 디스트릭트의 지향점이 만나면 굉장히 큰 파괴력을 지닌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왜 기존 작품을 그대로 NFT화 하지 않고 외부와 협업해 새로 작품을 만드나?
=최: 처음엔 우리 작품이 많으니 그걸 그냥 NFT로 만드는 걸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혹은 디스트릭트 혼자서 NFT 작품을 새로 만드는 것도 고민해 봤다. 그런데 결론은 그렇게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였다.
플랫폼에 대한 큰 비전을 가지고, 그 안에 합류할 아티스트를 찾아 나가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게 잘 정착되면 나중엔 꼭 크립토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기성 순수미술 작가나 미디어 아티스트들과도 협력하는 형태로도 발전할 수 있을 거다.
중요한 건 대중은 NFT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냥 와서 감성적인 만족을 얻어 가기만 하면 되는 형태로 기획을 해야 한다. 그 단초를 '스피릿 포레스트'와 '스피릿 포레스트 메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크립토 아트와 전통 미술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나? 왜 둘을 구분해서 봐야 하나?
=롤프: 세 가지 차이가 있다.
첫째, 컬렉터 층이 다르다. 크립토 아트 컬렉터 중에는 다른 종류의 예술품은 수집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둘째, 창작자 층이 다르다. 기존 예술 영역에선 창작 활동을 하지 않던 이들이 지금 크립토 아트를 만들고 있다. 셋째, 그런 창작자 층이 만들어낸 작품이 현재에 의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혹은 커뮤니티, 둘 중 한 가지 이상은 꼭 갖춰야 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예술이 만들어지고 있다.
-크립토 아트가 더 발전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최: 앞서 말한 관객과의 소통의 결과로 진화하는 작품을 담으려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대표적인 예가 지금의 NFT는 특정한 작품의 원본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 자체를 표상하지 않는다. 다만 그 파일의 인증, 소유 등 일종의 메타정보를 표상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원본 파일과 NFT 사이의 관계성이 모호하고, 보안에도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실시간 엔진으로 개발한 실행 파일 등도 NFT화 하는 등, NFT가 지시하는 대상 자체가 좀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
코인데스크
[인터뷰]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ㆍ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창립자
2021년 12월 아르떼뮤지엄 강릉 개관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예술 경험 선사할 것"
디스트릭트(d'strict)는 2004년 설립된 디지털 디자인 기업이다. 2021년 들어서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전 세계 마케팅 담당자의 '꿈의 무대'인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공공미술 작품 'Whale #2'(2021)과 'Waterfall-NYC'(2021)를 선보인 덕분이다.
디스트릭트가 해외 시장에 이어 메타버스 세계 진출을 선언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예술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대체불가능토큰(NFT) 예술품 전문 에이전시 그룹 누모모(NUMOMO)와 협업한다.
지난해 말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만난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과 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 창립자 겸 'NFT 레볼루션' 공저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작품이 서로 소통하고, 그 결과로 작품이 스스로 진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협업을 준비하고 있나?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이하 '최'): 디스트릭트는 지난해 12월 말 강원도 강릉에 '아르떼뮤지엄 강릉'을 열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제주도와 여수에 같은 이름의 공간을 연 데 이어 세 번째다.
2019년 이전까지 디스트릭트의 주요 고객은 기업이었다. 기업들 요청에 따라 대형 디지털 아트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아르떼뮤지엄은 본격적으로 개인 고객에게로 눈을 돌렸다. 세 아르떼뮤지엄은 이런 디스트릭트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예정이다.
강릉에선 오는 3월부터 새 실험이 시작된다. 모습은 다르지만 주제가 긴밀히 연결된 여러 작품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연계 전시한다.
최은석 디스트릭트 부사장.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 창립자 겸 'NFT 레볼루션' 공저자(이하 '롤프'): 크립토 아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세 명과 디스트릭트가 협업해 NFT와 메타버스를 매개로 다양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험을 통합해 내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강릉에선 '스피릿 포레스트'라는 이름의 작품 시리즈를, 또 온라인 공간에선 '스피릿 포레스트 메타'라는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프라인 작품을 메타버스에서 전시하거나 NFT를 오프라인에서 전시하는 시도가 기존에도 많이 있었다. 앞선 시도들과 아르떼뮤지엄의 시도는 어떻게 다른가?
=최: 기존의 크립토 아트, 혹은 NFT 아트 세계는 온라인 중심의 작품 위주로 구성됐다. 오프라인에 전시하더라도, 디지털 작품을 모니터에 띄우거나, 종이에 출력한 뒤 QR코드를 휴대폰에 인식하면 오픈시 등 구매 링크로 넘어가도록 하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이었다.
반면 디스트릭트는 원래부터 오프라인에서 미디어 아트를 갖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그리고 디스트릭트가 지금껏 선보여 온 미디어아트는 한 가지 모양으로 고정돼 있기보다 계속해서 작품이 변화한다는 속성을 갖는다. 이 점을 살린 실험을 하려는 것이다.
-새로운 감상 경험을 선사한 NFT의 사례로 눈여겨본 게 있나?
=최: 솔직히 없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비플의 '휴먼 원'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작품이 계속해서 진화하지 않나. 게다가 비플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작품의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선 작품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이 비플의 스토리를 보여줬다면, '휴먼 원'은 비플이라는 작가가 가진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본다.
-디지털 아트는 NFT 등장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NFT의 탄생은 디지털 아트가 소비·거래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꿨나?
=롤프: 디지털 아트 작품을 소비하는 방식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는 웹사이트에서 스크롤을 내리며 감상하는 거다. 그런데 디스트릭트가 유명세를 얻도록 한 'Whale #2'(2021)과 'Waterfall-NYC'(2021)의 경우 워낙 큰 화면에 맞춰 제작한 거라서 한계가 있다.
그래서 두 번째 방식이 필요하다. 디스트릭트의 오프라인 전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TV나 스마트폰 등 더 작은 기기에 적합하게 다시 렌더링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하면 이제 사람들이 각자 집에 갖고 있는 기기의 스크린에서 디스트릭트의 디지털 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스트리밍이 보편화돼 있지만, 예술 작품 스트리밍은 아직 그렇지 않다. 여러 기업이 예술 작품 스트리밍에 필요한 기술, 특히 TV와 같은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방식은 오프라인 세계가 아닌 메타버스 안에서 바로 예술 작품을 즐기는 것이다. 아직 어렵지만 미래엔 이 방식도 널리 쓰일 거다.
롤프 회퍼 누모모 공동창립자 겸 'NFT 레볼루션' 공저자.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최: 세 번째 방식에 대해 부연하면, 메타버스를 통한 감상의 결과를 반영해 오프라인 작품을 업데이트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스피릿 포레스트 메타'를 감상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반응하면, 그 결과를 오프라인의 '스피릿 포레스트'에 반영하는 식이다.
-작품을 NFT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있나?
=최: 물론 있다. 우선은 오픈시나 니프티게이트웨이 등 기성 플랫폼을 활용할 거다. 작품이나 작가의 스타일마다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를 수 있어 여러 플랫폼을 써 볼 계획이다.
'스피릿 포레스트'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여러 작품을 각각 다른 플랫폼에서 팔 수도 있다.
-크립토 영역에서 활동하는 NFT 아티스트들이 디스트릭트와 협업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 디스트릭트 입장에선 어떤가? 왜 굳이 NFT, 메타버스 신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나?
=최: 디스트릭트가 '크립토 아트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내부 프로젝트를 시작한지는 약 6개월 정도 됐다. 처음부터 '디스트릭터가 크립토 아트와 NFT를 해야 할 이유'가 분명치 않으면, 이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디스트릭트의 주요 사업 전략 중 하나는 기존에 만든 지식재산권(IP)으로 규정하고, 이를 판매하거나 라이선싱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크립토 아트 챌린지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소 거품이 껴 있다고 평가받는 NFT 신사업을 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다소 위험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크립토 아트 부문에서 인정받는 작가와 작품에는 분명 그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우선 크립토 아티스트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그 스타일을 하나의 작품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끝나선 안 되고, 작가가 앞으로도 일관된 비전을 갖고 작업을 할 거라는 확신을 줘야만 크립토 아트 영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시장에 그런 확신을 주고 있는 작가들이라면 협업을 했을 때 디스트릭트가 배우게 되는 지점이 분명 있을 거라고 봤다. 또 개별 작가가 구축한 스타일과 디스트릭트의 지향점이 만나면 굉장히 큰 파괴력을 지닌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왜 기존 작품을 그대로 NFT화 하지 않고 외부와 협업해 새로 작품을 만드나?
=최: 처음엔 우리 작품이 많으니 그걸 그냥 NFT로 만드는 걸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혹은 디스트릭트 혼자서 NFT 작품을 새로 만드는 것도 고민해 봤다. 그런데 결론은 그렇게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였다.
플랫폼에 대한 큰 비전을 가지고, 그 안에 합류할 아티스트를 찾아 나가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게 잘 정착되면 나중엔 꼭 크립토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기성 순수미술 작가나 미디어 아티스트들과도 협력하는 형태로도 발전할 수 있을 거다.
중요한 건 대중은 NFT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냥 와서 감성적인 만족을 얻어 가기만 하면 되는 형태로 기획을 해야 한다. 그 단초를 '스피릿 포레스트'와 '스피릿 포레스트 메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크립토 아트와 전통 미술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나? 왜 둘을 구분해서 봐야 하나?
=롤프: 세 가지 차이가 있다.
첫째, 컬렉터 층이 다르다. 크립토 아트 컬렉터 중에는 다른 종류의 예술품은 수집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둘째, 창작자 층이 다르다. 기존 예술 영역에선 창작 활동을 하지 않던 이들이 지금 크립토 아트를 만들고 있다.
셋째, 그런 창작자 층이 만들어낸 작품이 현재에 의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혹은 커뮤니티, 둘 중 한 가지 이상은 꼭 갖춰야 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예술이 만들어지고 있다.
-크립토 아트가 더 발전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최: 앞서 말한 관객과의 소통의 결과로 진화하는 작품을 담으려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대표적인 예가 지금의 NFT는 특정한 작품의 원본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 자체를 표상하지 않는다. 다만 그 파일의 인증, 소유 등 일종의 메타정보를 표상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원본 파일과 NFT 사이의 관계성이 모호하고, 보안에도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실시간 엔진으로 개발한 실행 파일 등도 NFT화 하는 등, NFT가 지시하는 대상 자체가 좀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
=롤프: 결국 이용자 경험(UX)과 인터페이스(UI) 개선이 필요하단 뜻이기도 하다.
코인데스크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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