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폭포 쏟아낸 그 기업 '한국판 뉴딜' 이끈다

머니투데이

'2월 한국판뉴딜'에 실감 디지털 기술 구현 미디어아트 기업 디스트릭트홀딩스 등 4건 선정




디스트릭트홀딩스의 실감 디지털 구현한 미디어아트. /사진제공=문체부

어둡고 긴 복도를 지나자 수천 송이의 거대한 동백꽃이 눈 앞에 펼쳐지고, 백로 한 마리가 성큼성큼 바닷가를 걷는다. 갓 추위가 가신 3월인데도 사방에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거대한 폭포에선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쏟아진다. 꽃비와 함께 풍기는 향긋한 내음도 사실적이다. 하룻밤의 '사파리', 자연의 경이를 보여주는 '천둥', 우주에 있는 듯 착각에 빠져들게 만드는 '동굴' 등 공간마다 새로운 세상이다.

요즘 제주도와 강릉을 찾는 국내 여행객들의 필수 관광지로 떠오른 곳이 있다. 실감기술로 구현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인 '아르떼뮤지엄'이다. 코로나19(COVID-19)로 바깥 나들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가상공간을 통해 자연의 신비로움을 즐길 수 있어 입소문을 탔다. 아르떼미술관은 지난해 12월 기준 120만명의 관람객이 찾고 150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아르떼미술관은 실감 디지털 기술로 공간을 혁신하는 기업인 '디스트릭트홀딩스'의 작품이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폭포수를 쏟아낸 디지털 아트로 주목 받았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가 되며 유명세를 탔다. 최근 정부의 한류 실감콘텐츠 사업인 '광화시대' 프로젝트에 참여해 서울 한복판에 독특한 실감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며 2월의 한국판뉴딜에 선정됐다.

정부는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디스트릭트홀딩스의 실감콘텐츠를 비롯, △엘지씨엔에스(LG CNS·모바일 운전면허증) △㈜별따러가자(인공지능 이륜차 관제 솔루션) △에이아이포펫(반려동물 진단 솔루션) 등 코로나 비대면 시대에 국민 행복을 증진하고 안전을 지킨 4개 사업을 이달의 한국판뉴딜로 선정했다.

한국판뉴딜은 관련 사업을 수행하거나 성과를 만든 인물과 기업 또는 이와 관련한 상징적 장소 등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2020년 7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설계를 목표로 마련했다. 디지털·그린·휴먼·지역균형 등 4개 분야에 2025년까지 220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250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판뉴딜 2.0 추진계획'의 일환이다.



혁신 공간디자인부터 AI 반려동물 건강관리까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열린 '광화시대' 전시장 내 도심 속 미디어 정원 '광화원'에서 시민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해당 작품에 디스트릭트홀딩스가 참여했다. /사진=뉴스1

디스트릭트홀딩스는 실감콘텐츠를 통해 혁신적 공간 경험을 디자인하는 기업이다. 2020년 문체부의 실감콘텐츠 분야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제주도와 여수, 강릉에 '아르떼뮤지엄'을 열었다. 삼성동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웨이브(Wave)'를 시연, 해외 유명 매체에도 소개돼 한류 실감콘텐츠를 세계에 알리고,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아이에프(iF)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특히 서울 광화문 주변을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3차원(3D) 매체예술(미디어아트) 등으로 만드 '광화풍류' 등 실감콘텐츠로 가득 채운 '광화시대'에 참여해 광화문 일대를 우리나라 과거와 현재, 미래를 경험해볼 수 있는 대규모 문화 체험공간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심사위원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독보적인 상품으로 국내 문화콘텐츠 분야와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시범 발급하고 있다. 신분증 소지에 따른 불편해소는 물론 지갑 없는 일상생활을 현실화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디지털뉴딜 과제인 '지능형 정부 구현을 위한 모바일 신분증' 사업의 결과인데, 이 과정에 엘지씨엔에스가 협력 주관사로 참여해 성과를 냈다.

엘지씨엔에스는 기존 플라스틱 신분증의 문제점인 분실위험과 위·변조를 해결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았다. 예컨대 기존 운전면허증과 달리 차량을 빌릴 때는 운전 자격 정보만, 담배나 주류를 구매할 때는 생년월일만 노출할 수 있는 등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심사단은 "지능형 정부 구축의 모범적인 사례"라며 "국민생활 편리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디지털뉴딜'의 지향점을 잘 살렸다"고 호평했다.

별따러가자의 인공지능(AI) 관제 시스템 '라이더로그'는 오토바이·자전거·킥보드 등의 사고 예방부터 사고 발생 시 실시간 대응, 사후 분석을 제공하는 이륜차 전용 안전 주행 솔루션이다. 개인별 운전 습관과 개선점을 찾아내 안전 운전을 유도하고,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자동 응급 구조 알림(E-Call)이 작동된다. 사고상황도 3차원으로 재현 가능해 사고 원인 분석에도 대처할 수 있다.

특히 '2021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주관 한국관광공사)'에서 초기관광벤처기업(사업화 자금·전문 상담·교육 등 지원)으로 선정된 별따러가자는 '라이더로그'를 제주 지역 대여 오토바이(110여 대)에 시범 부착해 이륜차 운전자가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도우며 관광산업 디지털 전환에도 기여하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기업 에이아이포펫(AIFORPET)이 개발한 '티티케어(TTcare)'는 휴대전화로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를 촬영하면 50만 장 이상의 질병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질병 발생 여부와 위험도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국내 최초로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 허가까지 받았다. 반려동물 증가 추세에 맞춰 AI 데이터를 활용하는 실증사례로 호평받고 있다.

황희 장관은 수상자들에게 "익숙한 것보다 새로운 길에 도전하고 혁신적이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위한 '한국판뉴딜'의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국판뉴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원문보기